[Human Rights] 「맨박스」서평

최근에 남성다움에 대한 책들을 시리즈로 보고 있다. 이는 두 번째 책으로서 남성다움에 의문이 있다면 가장 먼저 읽어야 될 책 중에 하나이다.

처음 이 책을 추천 받았을 때 뭔가 재미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나 책을 펴보니 실상은 좀 달랐다.

우선, 이 책의 지은이인 토니 포터는 이 분야에서만 20년을 일한 베테랑이며,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과의 경험에서 이 책을 완성했다.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맨박스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다.

1. 남자는 울지 않는다.  2. 남자는 분노 이외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3. 남자는 쫄지 않는다 4. 남자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통제한다.

5. 남자는 약한 것들을 보호한다.  6.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약하다.

7. 남자는 여자처럼 굴지 않는다.   8. 남자는 게이처럼 굴지 않는다.

9. 남자는 여자를 소유한다.  10.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지만 우리나라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도 물론 있다. 예를 들어, 5번 남자는 약한 것들을 보호한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 남자들에게 강요되는 맨박스라고 말하기 조금 조심스럽다. 오히려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는 1번과 2번이 더 강요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깐 감정적인 부분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옛말에도 있지 않은가. 남자가 태어나서 3번 울때가 있다고... 난 이미 몇 백번을 울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책 지은이가 말하는 것 중 와닿는 포인트는 주로 2가지 였다. 첫 번째는 이런 맨박스에 갇혀 있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평범하고 선한 보통의 남자들이라는 것이다. 여자분들이 이 말을 듣는다면 분노 할 수도 있지만, 내가 지켜보는 동성으로의 우리나라 남자들도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 맨박스를 가지고 성차별주의를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포인트는 이렇게 보통의 평범한 남자들의 맨박스를 흔들기 위해서 좋은 설득 방법으로 '당신의 딸이 살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자' 라고 접근을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남자는 약한 것들을 보호한다'라는 맨박스가 약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이러한 접근을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지만 시도해 볼 만한 접근법이긴 하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발췌하고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사회적, 문화적 변화를 도모할 때 이 문제의 본질이 남성의 폭력과 여성 차별임을 깨닫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평범한 남성들이 이 문제를 스스로 앞장서야 할 문제로 느껴야 합니다. 여성을 위해서 '해줘야' 하는 일이 아니라 말이죠.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건 여성들을 위한 구호나 특별한 도움이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남성들이 폭력을 쓰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안전은 자연히 뒤따라 오니까요.' -p196,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