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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간의 심리평가와 심리상담, 심리치료의 트레이닝 경험으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에 자신감이 있고 유능감을 느껴왔다.


몇달 전의 일이다. 처음 만나는 내담자의 정보를 얻던 중 평소와 다름 없이 내담자에게 과거 이야기를 물었고 머뭇거리던 내담자는 어떤 압박감을 느꼈는지 토해내듯이 충격적인 가정사를 짧은 문장으로 말했다. 그리고 나서 눈물을 흘리고 나를 째려보는 눈빛을 접한 순간 내 무심함과 무지함이 내담자를 아프게 하고 내담자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상담동기가 부족하고 비자발적인 내담자였지만 그게 내 실수의 변명은 되지 않을 것 같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힘든 얘기를 꺼내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과 사과를 건넸지만 얼마만큼 내담자에게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다시 나를 찾아오지않았다.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매번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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