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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퇴사일기] 2. 원주민과 이방인의 경계에서

Tinker, Tailor, Soldier, Writer 2017. 11. 18. 21:14

퇴사일까지 약 보름정도 남은 시점에서 퇴사를 외치기 전과는 다른 변화들이 많이 일어났다. 직원들이 같이 나가는 행사에서도 일부 빠지게 되었다. 이직을 준비할 수 있게 배려를 해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는 있다. 그리고 다음달 당직 계획에 내 이름이 없다는 점도 변화라면 변화겠지.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가장 크게 와닿는 것은 12월에 나는 이 곳에 없다는 것이다. 회의에서 12월 일정에 대해 얘기를 할 때 나의 이름과 역할을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연말 마무리 얘기를 하면서 내 얘기는 빠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약간은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또 다른 점은 어서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남은 연가를 다 쓰고 최대한 적은 일수만 출근을 하려고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게 되는 나를 발견한다는 점이다.

 

인간이란 어쨋든 개인차가 있겠지만 안정감 vs. 자유 사이에서 죽을때까지 고민하는 존재이지 싶기도 하다. 안정감을 제 발로 박차고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를 바래야 하겠지만 온전히 자유를 즐기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어쨋든 대부분 업무를 마무리 했지만 누군가는 짊어져야 할 내 업무리스트를 볼 때 미안함도 있고, 부담감도 있다.

 

'최대한 많은 업무를 처리해 놓고 떠나자!' 라고 생각해도 결국 시기에 맞게 그때그때밖에 할 수 없는 업무들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 짐을 짊어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이 퇴사를 보름 앞두고 혼란스럽게 나를 휘감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 결정이 난 상태이고, 나는 다시 낭인으로 돌아갈 것이다. 1년을 다 채우지 못해서 퇴직금도 없을 뿐더러, 준비하는 것이 잘 안된다면 2017년 보다 더 안좋은 2018년을 보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퇴사를 한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전이라는 단어에 얼마나 많은 정열과 불안감과 자극이 들러붙어 있는가.

 

나는 물을 좋아하고 물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오랫동안 생각했었다. 그래서 축구에서 말하는 저니맨이 되어가는 것 같다.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생기지 않는다고 하지만 2017년도에는 이끼를 배양했던 경험이 내 인생에서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연차를 다 안쓰고 퇴사를 하게 되면 연가보상비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1년 미만 근무라면 연가보상비를 받지 못하는 회사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도 1년 미만 근무자이므로 연가보상비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꼭 연가를 다 쓰고 퇴사를 할 것이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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