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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첩보물]1-Tinker Talyor Soldier Spy

Tinker, Tailor, Soldier, Writer 2019. 3. 19. 07:55
 

  친구의 추천으로 이 영화를 처음 접했다. 그 친구는 이전부터 첩보물을 좋아했는데 주로 007 제임스본드 시리즈를 보는 하드보일드 첩보영화 매니아였다. 그런 친구가 추천해 준 거라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봤는데 사실 좀 의외였다. 왜냐면 이 영화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정적이고 액션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극찬을 하길래 영화를 끝까지 봤다. 처음에는 솔직히 졸면서 볼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로 스토리가 전개 되었다. 처음 영화에 대한 인상을 설명하자면 연기파 배우들(베네딕트 컴버비치, 게리 올드만 등)이 열연을 펼치고, 결론 부분에 흘러나오는 OST가 인상적이라는 점이다.

  3개월 정도가 지나고 문득 한가한 주말 오후 이 영화를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료한 정신으로 다시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고 나서 여운이 많이 남았고, 친구가 극찬한 이유가 와 닿았다. 소설원작으로 소설작가가 실제 영국 첩보부대에서 일한 경력이 있고 그 소설의 스토리를 영화에 잘 녹여내었다. 실제 첩보기관과 정보요원들의 삶은 액션이 난무하기 보다는 조용한 분위기가 더 강하다고 한다. 영화의 배경도 매력적인데, 첩보기관의 힘이 강할 수 밖에 없던 냉전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미국과 소련이 양분하고 있던 냉전시대에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영국 정보기관 M16에서의 다양한 정보작전을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007 제임스본드의 소속도 M16다).

  영화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우울하고 조용하다. 신경쇠약에 걸린 많은 정보요원들 그리고 등장인물들도 자신의 특색과 실제 이름을 숨긴 채 코드명으로 살아간다. 익명으로 살아야만 하는 인생에서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인간인 이상 각기 개성이 있고, 각자의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영화는 정보요원들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중간중간 정보요원들이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의 소외감, 외로움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정보요원들도 사랑을 하고 개인으로서 인생을 살아가지만 직업적인 특성으로 스스로 외롭고 주변도 외롭게 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점을 영화는 비춰주고자 한다. 007 시리즈에서 보던 멋지고 화려한 액션하고는 확실한 거리가 있는 관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사건의 전후사정을 파악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은퇴한 정보요원이 다시 M16 국장으로 복귀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끝나게 된다. 영웅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엔딩임에도 불구하고 이 엔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정직, 진실, 정의가 승리한다는 서사에 종지부를 찍기 때문이다.

  1년에 한번씩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만간 올 나른한 일요일 오후 평일에는 집 구석에 박혀있던 빔프로젝트를 주섬주섬 꺼내켜고 이 영화의 오프닝 장면을 다시 보는 상상을 하면 기분이 이상하다. 기분이 좋아지지는 않으나 뭔가 나를 뭉클하게 만드는 몇 안되는 영화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영화 엔딩 전부터 나오는 La mer란 OST와 함께 비극과 희극이 교차하는 엔딩은 일품이다.

마지막 사진은 등장인물들 단체사진 ^^

그림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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